
태권도의 날, 왜 태권도인들에게 설명하지 않았나
-국기원 “4개 단체 사전 협의로 대표 1인 축사”…
결정의 취지와 배경은 왜 사전에 알리지 않았나
남궁윤석 (한국태권도신문 대표 겸 발행인)
2026년 태권도의 날 기념식에서 국기원장을 비롯한 주요 태권도 기관, 단체장의 현장 축사가 진행되지 않은 것과 관련해 본지가 문제를 제기하자 국기원이 9월 7일 공식 입장문을 보내왔다.
국기원은 세계태권도연맹, 국기원, 대한태권도협회, 태권도진흥재단이 사전 협의를 통해 중복 축사로 인한 행사 지연을 줄이고 행사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축사는 한 사람만 하기로 했으며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 총재가 태권도 단체를 대표해 축사했다고 설명했다.
국기원의 설명을 존중한다. 그러나 여기서 다시 묻고 싶다. 4개 기관이 공동으로 결정했다면 왜 그 결정의 배경과 취지를 행사에 참석한 태권도인들에게 사전에 설명하지 않았는가.
이번 행사에는 국기원태권도9단회 100여 명의 대사범을 비롯해 수백 명의 관계자들이 각 기관·단체의 정식 초청을 받아 참석했다.
이들은 단순한 행사 참석자가 아니다. 오랜 세월 태권도를 수련하고 지도하며 대한민국 태권도의 발전에 기여해 온 태권도계의 주요 인사들이다.
그런 자리에서 국기원장과 대한태권도협회장, 태권도진흥재단 이사장의 축사가 진행되지 않고 세계태권도연맹 총재가 대표로 축사했다면 적어도 그 이유를 행사 전에 알려주는 것이 마땅하지 않았을까.
사회자가 행사 시작 전에 “오늘 축사는 4개 주요 태권도 단체의 사전 협의에 따라 세계태권도연맹 총재께서 태권도 단체를 대표해 진행하겠습니다”라고 한마디만 설명했어도 참석자들의 의문은 상당 부분 해소됐을 것이다.
이번 문제의 핵심은 누가 축사를 했느냐가 아니다. 4개 기관이 공동으로 결정한 사항이라면 그 결정에 대한 설명과 소통 역시 4개 기관의 공동 책임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관이나 단체 간 사전 협의는 내부적인 의사결정이다. 그러나 그 결정이 공식 행사에서 태권도인들에게 직접 보여지는 것이라면 참석자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것 역시 주관 기관·단체의 책임이다.
문제가 제기된 뒤 해명하는 것보다 문제가 생기기 전에 설명하는 것이 책임 있는 행정이며 태권도인을 존중하는 자세다.
이번 일을 계기로 세계태권도연맹, 국기원, 대한태권도협회, 태권도진흥재단이 각자의 역할과 성과, 앞으로의 계획과 태권도 발전 방향을 태권도인과 국민에게 보다 투명하게 설명하기를 기대한다.
태권도의 날은 기관장들의 의전을 위한 행사가 아니다. 대한민국 태권도의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점검하며 미래를 함께 이야기하는 자리다. 그리고 그 자리에 참석한 태권도인들은 들러리가 아니다.
대한민국 태권도를 오늘까지 이끌어 온 주역이며 앞으로 태권도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야 할 주체다. 태권도인을 존중한다면 결정한 뒤 설명할 것이 아니라, 결정의 취지와 배경을 함께 알려야 한다.
이번 논란이 특정 기관에 대한 비판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4개 주요 태권도 기관·단체가 더욱 투명하고 책임 있게 태권도인들과 소통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