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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0단에서 7단까지 한 번에 승단? 해외파견심사의 본질은 무엇인가

-정책은 규정을 넘어설 수 없다 

 

0단에서 7단까지 한 번에 승단? 해외파견심사의 본질은 무엇인가

 

- 정책은 규정을 넘어설 수 없다 -

 

남궁윤석 / 한국태권도신문 대표 겸 발행인

 

오는 7월, 국기원은 코트디부아르에서 해외파견심사를 실시한다. 이번 심사는 해외심사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정책적 판단에 의한 특별심사’라는 이름으로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정책의 목적이 아무리 선의라 하더라도 규정의 범위를 벗어나는 순간 그것은 예외가 아니라 새로운 기준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번 해외파견심사는 약 600여 명의 응시자가 0단에서 최고 7단까지 응시할 수 있는 구조로 사전심의를 거쳐 확정된 상태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유사 단증 소지자가 한 번의 심사를 통해 상위 단까지 응시할 수 있는 운영 구조를 보여준다.

 

이 문제의 핵심은 해외심사의 시행 여부가 아니라, 국기원의 승단 기준이 규정에 의해 운영되는지 혹은 행정지침에 의해 운영되는지에 있다.

 

국기원의 태권도심사규정은 승품, 단 체계를 연한, 연령, 수련 경력, 교육 이수 등을 기준으로 단계적으로 운영하도록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이는 단증이 단순한 자격이 아니라 수련의 시간과 과정을 제도적으로 반영한 결과임을 의미한다.

 

반면 해외승품단심사지침은 국가협회 단증이나 관 단증, 체육관 단증 등 유사 단증 보유자를 대상으로 현단에 맞추어 상위 단까지 응시할 수 있는 기준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기존의 단계적 승단 체계와는 다른 구조를 전제로 한다.

 

핵심 쟁점은 응시자격과 승단 체계를 누가 결정할 권한을 갖는가이다. 태권도심사규정 제5조는 특별심사를 정책적으로 시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이를 응시자격이나 승단 체계 자체의 변경 근거로 보기는 어렵다는 해석이 존재한다.

 

또한 심사규정 보칙 제23조는 “이 규정에도 불구하고 해외에서 시행되는 심사의 경우에는 별도로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이 조항이 응시자격과 승단 체계 전반을 행정지침 수준에서 포괄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는 의미로까지 확장되는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국기원 규정은 이사회의 의결을 통해 제정, 개정되는 규범인 만큼, 승단 체계와 응시자격과 같이 제도의 본질에 해당하는 사항 역시 동일한 절차를 통해 정해지는 것이 규정 체계의 일관성에 부합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만약 행정지침만으로 응시자격과 승단 체계가 사실상 달라질 수 있다면 상위 규정보다 하위 지침이 우선하는 구조적 혼선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행정 편의의 문제가 아니라 규정 체계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에 관한 문제다.

 

필자는 국기원 감사 재직 당시에도 해외심사지침이 심사규정 및 심사규칙과 충돌할 소지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제도 개선을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제도적 정비는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더 우려되는 것은 이러한 운영 방식이 특정 국가에만 국한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하나의 사례가 선례로 작용할 경우 동일한 방식의 해외파견심사가 다른 국가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그 결과는 분명하다. 장기간 단계적으로 수련한 단증과 단기간 심사를 통해 취득한 단증이 동일한 자격으로 인식된다면, 국기원 단증의 공신력은 근본적인 질문에 직면하게 된다.

 

국기원의 권위는 발급 규모가 아니라 공정성과 일관된 기준에서 비롯된다. 세계 태권도의 본부라면 무엇보다 먼저 스스로 정한 규범을 존중해야 한다.

 

정책은 시대에 따라 변화할 수 있으나 규정은 그 위에 존재하는 기준이다. 이번 해외파견심사는 국기원 심사제도의 원칙과 규범이 여전히 유효한지를 묻는 시험대다.

 

지금 국기원이 답해야 할 질문은 하나다. 정책이 규정보다 앞설 수 있는가. 그에 대한 답은 명확하다. 규정이 정책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정책이 규정을 따라야 한다는 원칙이다. 그것이 국기원 단증의 권위를 지키고 세계 태권도인들의 신뢰를 유지하는 최소한의 조건이다.

프로필 사진
남궁윤석 대표 겸 발행인

○약 력
-태권도 9단
-태권도장 운영(36년)
-국기원 감사(전)
-국기원 상벌위원장(전)
-태권도9단회 상임이사(전)
-서울특별시 은평구태권도협회 2대, 3대 회장
-서울특별시 은평구생활체육회 2대, 3대 회장
-서울특별시 은평구의회 4대, 5대 의원(행정복지위원장. 운영위원장. 부의장)

태권도 인으로서 국기원 및 태권도 관련 단체를 비롯한 각 분야별 또는 지역사회에서 벌어지는 각종 우수사례는 물론 사건, 사고 등을 전 세계 태권도인과 국민들에게 알 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책임과 소신으로 거침없이 집중 취재하고자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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