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한 사람의 헌신이 말레이시아 태권도의 역사가 되다 - 창무관 80주년, 탄스리 라우 쿵 차이가 보여준 태권도인의 참된 길 남궁윤석 / 한국태권도신문 대표·발행인 태권도의 역사는 대회에서 획득한 메달의 숫자만으로 기록되지 않는다. 이름 없는 도장에서 흘린 땀과 묵묵히 제자를 길러낸 지도자의 헌신, 그리고 평생 태권도 발전을 위해 자신의 삶을 바친 사람들의 발자취가 모여 오늘의 세계 태권도를 만들었다. 지난 8월 6일, 세계태권도창무관 창립 8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창무관 총본관을 찾은 탄스리 라우 쿵 차이(Tan Sri Datuk Lau Kueng Chai) 말레이시아 창무관 관장을 보며 필자는 다시 한 번 그 사실을 떠올렸다. 그의 방문은 단순한 축하 일정이 아니었다. 창무관의 뿌리를 잊지 않고 태권도의 정신을 계승하며 세계 태권도인들과 우정을 이어가겠다는 약속이자 실천이었다. 라우 쿵 차이는 말레이시아 사라왁에서 40여 년 동안 오직 태권도의 길만을 걸어온 지도자이다. 선수로 출발해 지도자와 심판, 행정가를 거쳐 오늘날 말레이시아 태권도의 중심에 서기까지 그의 삶은 언제나 태권도와 함께였다. 1985년 사라왁주 선수권대회 플라이급 금메달을 시작으로
[칼럼] 서울특별시태권도협회, 끝없는 논란…공정을 잃으면 태권도의 미래도 없다 남궁윤석 | 한국태권도신문 대표·발행인 태권도는 대한민국의 국기(國技)이며 공정과 예의, 정의를 최고의 가치로 삼는 무도이다. 선수에게 정정당당함을 가르치는 태권도가 정작 행정과 조직 운영에서 공정성을 의심받는다면 국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 최근 서울특별시태권도협회를 둘러싼 논란은 바로 그 점에서 결코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 CBS노컷뉴스 보도에 따르면 서울특별시태권도협회는 회장 후보 자격 문제, 선거관리규정 개정의 적법성, 전임 회장 불신임 절차 등을 둘러싸고 여러 의혹이 제기됐다. 관련자들의 사실확인서와 서로 다른 해명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사실관계를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 물론 현재 제기된 내용은 법원의 최종 판단이 내려진 사안이 아니다. 그렇기에 더욱 철저한 조사와 명확한 검증이 요구된다. 의혹이 사실이라면 책임을 묻는 것이 원칙이고 사실이 아니라면 명예를 회복하는 것 역시 원칙이다. 어느 경우든 진실을 밝히는 것이 태권도계 전체를 위한 길이다. 서울특별시태권도협회를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3년 판정 논란으로 한 선수의 아버지
[칼럼] 태권도계, 화려한 제안보다 철저한 검증이 먼저다 남궁윤석 / 한국태권도신문 대표·발행인 최근 미국 한인 언론 LA중앙일보는 인공지능(AI) 기술과 나스닥 상장 추진 등을 내세워 투자금을 유치한 기업과 관련한 민사소송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원고 측은 투자 사기와 계약 위반 등을 주장하고 있으며 피고 측은 해당 보도가 허위라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사건은 사법 절차가 진행 중인 만큼 사실관계는 법원의 판단을 통해 확인되어야 할 사안이다. 이번 사례는 법적 판단의 결과와는 별개로 태권도계가 반드시 되새겨야 할 중요한 교훈을 던져준다. 오늘날 태권도는 AI, 메타버스, 플랫폼, 스포츠테크 등 다양한 산업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시대의 흐름이자 태권도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새로운 기술과 사업이 등장할수록 이에 상응하는 검증과 책임도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 특히 공신력을 가진 태권도 기관과 단체가 기업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거나 공동사업을 추진할 때에는 더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MOU 자체가 투자나 사업의 안전성을 보증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 국민과 회원들은 협약 체결 사실만으로도 해당 기
강한 태권도를 다시 세워야 할 때 (태권도에 실전을 더하다) 남궁윤석 / 한국태권도신문 대표·발행인 대한민국 태권도는 지금 중요한 전환점 앞에 서 있다. 한때 태권도장은 아이들이 가장 먼저 찾는 교육 공간이었다. 초등학교 체육교과서에는 태권도가 실렸고 군에서는 체력과 정신력을 기르는 필수 교육으로 자리 잡았다. 태권도는 대한민국의 국기(國技)였으며 세계인이 배우고 존경하는 대표적인 무도였다. 그러나 오늘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저출산과 학령인구 감소는 태권도장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줄어든 출생아 수의 영향으로 앞으로도 수련 대상은 계속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의 성공 방식만으로는 더 이상 미래를 보장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많은 지도자들이 돌봄과 인성교육,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도장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분명 소중하다. 하지만 태권도가 다른 교육 프로그램과 근본적으로 다른 이유는 '무도'라는 본질에 있다. 바로 그 본질이 지금 흔들리고 있다. 최근 많은 사람들이 주짓수와 MMA 등 실전성이 강한 무술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유행이어서가 아니다. 실제 상황에서 활
새벽 1시, 무너진 태권도 국제대회의 품격 -춘천 코리아오픈이 던진 경고… 세계대회를 꿈꾸기 전에 기본부터 돌아봐야 한다 남궁윤석 / 한국태권도신문 대표 겸 발행인 국제대회의 가치는 참가 규모로 결정되지 않는다. 얼마나 많은 국가와 선수가 참가했는지가 아니라 선수들이 안전하게 경기에 집중하고 지도자와 관계자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대회를 운영할 수 있는지가 진정한 국제대회의 기준이다. 2026 춘천 코리아오픈 국제태권도대회를 둘러싼 논란은 한국 태권도 행정의 현실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71개국, 4천여 명 참가라는 역대 최대 규모라는 성과 뒤에 과연 그 규모를 감당할 수 있는 준비와 운영 시스템은 충분했는가. 대회 첫날 송암 스포츠타운 에어돔에서는 시설 수용 능력과 출입 동선 문제로 참가 선수단과 관람객들이 불편을 겪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여기에 우천 상황까지 겹치면서 현장 운영에도 어려움이 발생했다. 물론 많은 사람이 태권도 대회에 관심을 갖고 찾는 것은 분명 환영할 일이다. 유명 인사와 특별 프로그램 역시 대회의 홍보와 관심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다. 그러나 관심과 규모를 성공적인 대회 운영으로 연결하는 것은 전적으로 주최 측의
[칼럼] 0단~최고 7단까지 한 번에 승단하는 특별심사, 왜 특별심사심의위원회는 열리지 않았나 - 절차의 일관성은 규정의 신뢰를 좌우한다- 남궁윤석 / 한국태권도신문 대표 겸 발행인 국기원의 권위는 결과보다 절차에서 만들어진다. 같은 결과라도 어떤 절차를 거쳐 결정되었는지에 따라 제도의 신뢰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최근 논의되고 있는 2026년 코트디부아르 해외파견 특별심사는 이러한 관점에서 국기원 심사제도의 운영 전반을 다시 살펴보게 한다. 한국태권도신문이 확인한 국기원 특별심사 심의자료에는 해당 심사가 「태권도심사규정」 제5조에 따른 정책적 판단에 의한 특별심사에 해당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는 국기원 내부에서도 해당 사안을 특별심사로 분류하여 심의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하나의 질문이 제기된다. 특별심사라면 왜 특별심사심의위원회 절차를 거치지 않았는가. 「태권도심사규정」 제7조는 필요에 따라 특별심사심의위원회를 추가 설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관련 규칙도 마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당 운영 기준에 따르면 특별심사심의위원회는 특별심사의 기준과 범위, 응시 자격, 심사 결과 등 특별심사의 핵심 사항을 심의
0단에서 7단까지 한 번에 승단? 해외파견심사의 본질은 무엇인가 - 정책은 규정을 넘어설 수 없다 - 남궁윤석 / 한국태권도신문 대표 겸 발행인 오는 7월, 국기원은 코트디부아르에서 해외파견심사를 실시한다. 이번 심사는 해외심사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정책적 판단에 의한 특별심사’라는 이름으로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정책의 목적이 아무리 선의라 하더라도 규정의 범위를 벗어나는 순간 그것은 예외가 아니라 새로운 기준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번 해외파견심사는 약 600여 명의 응시자가 0단에서 최고 7단까지 응시할 수 있는 구조로 사전심의를 거쳐 확정된 상태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유사 단증 소지자가 한 번의 심사를 통해 상위 단까지 응시할 수 있는 운영 구조를 보여준다. 이 문제의 핵심은 해외심사의 시행 여부가 아니라, 국기원의 승단 기준이 규정에 의해 운영되는지 혹은 행정지침에 의해 운영되는지에 있다. 국기원의 태권도심사규정은 승품, 단 체계를 연한, 연령, 수련 경력, 교육 이수 등을 기준으로 단계적으로 운영하도록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이는 단증이 단순한 자격이 아니라 수련의 시간과 과정을 제도적으로 반영한 결과임을 의미한다. 반면 해외
전 세계 태권도 지도자 여러분, 용기와 희망을 -변화하는 시대에도 태권도의 가치를 지켜가는 지도자들에게- 남궁윤석 / 한국태권도신문 대표 겸 발행인 오늘도 세계 곳곳의 태권도장에서 수많은 지도자들이 묵묵히 수련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러나 현장을 지키는 지도자들의 어깨는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 많은 나라에서 출산율 감소와 인구구조 변화가 이어지고 있으며 교육환경 또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여기에 경제적 어려움과 다양한 스포츠 및 문화 콘텐츠의 등장으로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일은 과거보다 훨씬 어려워졌다. 과거처럼 도장 문만 열면 수련생이 찾아오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이제는 지도자의 전문성, 교육철학, 프로그램의 차별성, 학부모와 지역사회로부터의 신뢰가 도장의 경쟁력이 되는 시대가 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위기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기회이기도 하다. 태권도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수많은 도전과 변화를 극복하며 성장해 왔다. 경제위기와 사회 변화, 그리고 코로나19라는 전 세계적 재난 속에서도 태권도는 굳건히 그 가치를 지켜왔다. 그 이유는 단 하나다. 언제나 현장을 지키는 지도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도장은 단순히 기술을 배우는 공간이 아니다. 태권도를 통해 예
[칼럼] 국기원 한마당 심판 선발, 무엇을 평가하는가 남궁윤석 / 한국태권도신문 대표 겸 발행인 세계태권도한마당은 국기원을 대표하는 국제행사다. 품새와 격파, 시범, 창작품새, 태권체조 등 태권도의 다양한 가치와 문화를 세계인과 함께 나누는 축제이자 국기원의 상징적인 브랜드이기도 하다. 이처럼 중요한 행사에서 심판은 단순히 경기를 진행하는 역할에 머물지 않는다. 심판은 공정성을 책임지고 대회의 권위를 지키는 존재이며 한마당의 가치를 현장에서 구현하는 얼굴이다. 따라서 심판 선발 기준은 단순한 자격 심사가 아니라 국기원이 어떤 경험과 가치를 중요하게 평가하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최근 발표된 「2026 세계태권도한마당 국내 심판 공개선발 모집공고」는 공개모집을 통해 심판을 선발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공개경쟁을 통해 투명성을 높이고 객관적인 평가 기준을 마련하려는 노력은 바람직한 변화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공고문을 살펴보면서 한 가지 질문이 떠오른다. 과연 이번 심판 선발 기준은 국기원의 정체성과 역할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가. 공고문에 따르면 심판 선발은 총점 100점에 가산점 8점을 더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가운데 WT
타이거 조, 반세기 넘게 태권도의 불을 지켜온 사람 사람과 사람 사이, 그 ‘간(間)’의 가치를 실천한 태권도인의 삶 남궁윤석 / 한국태권도신문 대표 겸 발행인 태권도의 역사는 올림픽 메달이나 세계선수권 우승 기록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이름 없이 해외로 건너가 낯선 땅에서 태권도의 씨앗을 뿌리고 평생 그 불씨를 지켜온 선구자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오늘의 세계 태권도가 존재한다. 미국 오클라호마에서 51년째 태권도장을 운영하며 78세의 나이에도 현재까지 직접 지도하고 있는 타이거 조(Tiger Cho), 본명 조규일 관장은 바로 그러한 해외 개척 세대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조규일 관장(1947년생)은 한국 YMCA에서 태권도를 수련하며 무도인의 길에 들어섰다. 이후 1970년 주월사령부 태권도 교관단에서 활동하며 태권도를 통한 국위선양의 최일선에 섰다. 전쟁의 상처가 채 가시지 않은 시대, 태권도는 대한민국의 정신과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중요한 매개체였고, 그는 그 현장에서 한국 태권도의 가치와 정신을 전파했다. 1975년 그는 26세의 나이에 김운용 국기원장과 홍종수 부원장의 추천을 받아 미국으로 건너갔다. 당시 미국에서 태권도는 아직 생소한 동양 무술에 불
국기원에 없는 명예 10단, 누가 만들었는가 -교황 레오 14세 명예 10단 수여가 남긴 제도적 의문 남궁윤석 / 한국태권도신문 대표 겸 발행인 세계태권도연맹(WT) 조정원 총재가 지난 6월 3일 바티칸에서 교황 레오 14세에게 태권도 명예 10단증을 수여했다. 태권도의 평화 정신과 인도주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난민 지원 활동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한 행사였다는 점에서 그 취지 자체를 부정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태권도가 스포츠를 넘어 인류 보편의 가치 실현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 의미 있는 자리로 평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 행사는 태권도계에 적지 않은 의문을 남겼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태권도 단증 발급의 권한과 권위는 세계태권도연맹이 아니라 국기원에 있기 때문이다. 국기원은 세계 태권도의 품, 단 체계를 총괄하는 본부이며 WT 또한 국기원 단증을 기준으로 세계선수권대회와 각종 국제대회 참가 자격을 인정하고 있다. 다시 말해 태권도 단증 제도의 근간은 국기원에 있다. 그런데 이번에 수여된 것은 명예 10단이다. 공개된 행사 사진을 보면 교황에게 전달된 명예 10단 수여패 상단에는 WT 로고와 국기원 로고가 함께 새겨져 있는 것을 확인할
관장님, 우리는 지금 무엇을 가르치고 있습니까 남궁윤석/한국태권도신문 대표 겸 발행인 지금 대한민국 태권도장은 생존의 벼랑 끝에 서 있다. 골목마다 힘차게 울려 퍼지던 기합 소리는 점점 줄어들고 아이들로 가득했던 도장에는 빈 시간이 늘어나고 있다. 저출산과 경기침체, 치솟는 임대료와 인건비 속에서 수많은 관장님들은 오늘도 무너질 듯한 현실을 버텨내고 있다. 한 명의 수련생이 너무나 소중한 시대가 되었다. 차량 운행과 놀이형 프로그램까지 도입하며 어떻게든 도장을 지켜내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것은 변질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절박함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누구도 쉽게 현장의 지도자들을 비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에서 반드시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한다. “지금 우리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가.” 태권도는 단순히 운동만 가르치는 곳이 아니다. 예절과 인내, 포기하지 않는 마음을 배우는 무도이다. 힘든 수련을 반복하며 스스로를 이겨내는 과정 속에서 아이들은 자신감을 얻고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와 자신을 통제하는 힘을 배운다. 과거 부모들이 아이의 손을 잡고 태권도장 문을 두드렸던 이유도 바로 그것이었다. “우리 아이를 강한 사람보다 바른 사람으로 키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