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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태권도의 정신은 무엇인가?

 

[한국태권도신문] 태권도가 1980년대부터 올림픽 스포츠로 발전하면서 술(術)적인 ‘태권(跆拳)’은 발전하였지만, 정신적인 태권도의 ‘도(道)’ 정신은 도리어 도태되거나 발전한 게 없는 것 같다. 


1940년대 수련생은 거의 성인이거나 군·경이어서 무도의 기술과 강인한 정신적인 면을 강조하였다. 하지만 현재 한국의 수련생 연령 분포가 거의 유소년이어서 이러한 정신력을 교육하기엔 무리가 있고, 국기원과 태권도 협회 및 단체에서 조차 태권도 정신이 무엇인지 명확한 내용을 밝혀주지 못하여 도는 상실하고 태권의 스포츠(경기 태권도 기술), 태권도 인성 또는 태권 줄넘기 등만 가르치고있으며, 미국의 경우 일부 한국인 사범과 미국인 지도자들은 태권도장에서 정신을 가르칠 때 ITF(국제태권도연맹) 최홍의 총재가 제정한 태권도 5대 정신을 인용하여 지도하고 있다.

 

태권도 정신은 승부에 앞서 마음을 평안히 하고, 자기 자신을 믿고 승패에 연연하지 않으며, 자신감과 용기를 같고 그동안 단련한 기술을 완벽히 발휘할 수 있도록 승부에 집중하는 굳은 신념이라 할 수 있다. 정신은 신체의 주인이며, 행동은 정신의 완성이다. 정신은 신체의 숙련을 통해 단련되고, 그 행위는 정신을 통해 정의와 명분(casus: 정단성이나 이유, 지켜야할 도리나 규범)을 배경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태권도 정신은 수련자에게 태권도의 근본 가치를 인식시킴으로써 바람직한 무도인으로서의 변화를 기대할 수 있으므로 태권도 교육에서 중요한 정신적 기초가 되어 태권도 지도자는 지도 현장에서 기술이나 신체를 발달시키는 것 이상으로 정신 교육의 가치를 중요하게 인식하고 태권도 정신 교육을 강조해야한다. 

 

● 태권도 정신이 태권도와 관련성이 있는가?
국기원의 표기된 태권도 정신이란 “태권도 정신은 개인 차원의 가치, 사회 차원의 가치 그리고 이념 차원의 가치를 모두 포함한다. 이 모든 차원의 가치를 포함하는 태권도 정신은 타인과 원만한 관계를 맺고 지역 사회, 국가, 나아가 세상에 이로운 결과를 가져다주는 활동을 실행해 나가는 것을 목적으로 나를 이기고 세상을 이롭게 하라!’는 의미의 극기(克己)와 홍익(弘益)이다.”라고 쓰여있으며, 영문 국기원 왭사이트에는 “선(seon)(완벽한 덕/도덕과 윤리적. impeccable virtuousness)이며, 태권도의 정신은 전통적인 '선' 철학에 바탕을 두고 있었고 무사들은 그것을 무신으로 받아들였다.”라고 표기되었다.


일반적으로 태권도의 정신을 “충·효·예”라 말들하고, 국기원은 “나를 이기고(극기) 세상을 이롭게(홍익) 하라는 태권도 정신을 의미한다고 하며, 고(故) 최홍희(ITF 전 총재) 선생은(존칭어 생략) 생전에 ‘태권도의 5대 정신’을 ‘예의’, ‘염치’, ‘인내’, ‘극기’, ‘백절불굴’이라고 했다.

 

 

·예의(Courtesy), 서로 공경하고 의리를 지키며 사람으로 해야 할 도리를 다한다.
·염치(Integrity), 사람의 도리에 어긋난 행동에는 부끄러움을 느낄 줄 안다.
·인내(Perseverance), 어떠한 어려움도 참고 견디며 스스로 이겨낸다.
·극기(Self-control), 자기의 욕구와 욕망을 참고 이겨서 굳건한 의지를 기른다.
·백절불굴(Indomitable Spirit), 어떠한 어려움도 굴하지 않고 바르게 이겨낸다.

 

그렇다면 홍익인간 사상은 무엇인가? 홍익인간은 단군신화에 나오는 고조선의 건국이념이자 대한민국의 교육법이 정한 교육의 기본 이념이다. 인본주의 사상과 이타주의적 윤리관, 현세를 우선시하는 현세주의적 사고가 홍익인간의 핵심이며, 홍익인간이 추구하는 가치에 대해서는 인본주의나 인간존중 · 복지 · 사랑 · 봉사 · 정의 · 민주주의 · 공동체정신 · 평화 등과 같은 여러 가지로 설명되지만, 그 핵심적인 세 가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 국가와 권력 · 돈 · 시장 · 학술 · 종교 · 교육과 과학기술 등 모든 문명장치는 인간을 위해(인간의 행복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고 보는 인본주의적 사상
둘째, 인간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위대한 것으로 보는 이타주의적 윤리관
셋째, 내세의 행복이 아닌 현세의 복지를 우선시하는 현세주의적 사고 등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홍익인간의 정신이 무도인 태권도와 어느 정도나 관련이 있는지? 또한, 실천적 정신으로 홍익인간 사상을 어떻게 분류하여 수련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제시해 주었으면 좋겠다.      

 

● 태권도 정신 용어의 난해함!
최 총제의 태권도 5대 정신은 윤리와 도덕의 예의와 염치, 그리고 인내와 극기의 자기 통제를 하여 백절불굴의 정신으로 싸워 이겨야 한다고 했다. 먼저 “예의와 염치”를 논한다면 김구 선생의 친필에 “예(禮), 의(議), 염(廉), 치(恥)” 가 적혀있기를 예의염치란 "예절(禮節)과 의리(義理)와 청렴(淸廉)한 마음과 부끄러워하는 태도(態度)"를 말한다. 또한, 중국 춘추전국시대 제나라의 명재상이었던 관중(管仲)은 나라의 근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나라에는 예(禮), 의(義), 염(廉), 치(恥)의 네 줄기가 있어 나라를 받들고 있다. '예'란 절도(節度)를 지키는 것이며 '의'는 자기를 내세우지 않는 것이며 '염'이란 자기 잘못을 감싸거나 숨기지 않는 것이며 '치'는 악행(惡行)에 동참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즉 일반인들에게 필요하겠지만 공직자들이 주로 새겨들어야 할 정신이다. 그런데 이러한 예의염치가 태권도 정신과 어떻게 얼마나 차지하는지 태권도를 공부하는 후학으로서 궁금하기 그지없다. 그리고 “인내(perseverance; 괴로움이나 어려움을 참고 견디는 것)와 극기(self-control; 감정이나 욕구 등을 의지로 참아 냄)”의 의미는 어떻게 다른가? 국기원 역시 “나를 이기고(극기) 세상을 이롭게(홍익) 하라”는 태권도 정신을 표기했다. 그렇다면 태권도 수련을 통해 극기로 세상을 어떻게 이롭게 한다는 것인지 질문하고 싶다. 너무 난해한 정신들을 나열하고 있기 때문이다. 군과 경찰, 그리고 성인이 태권도 수련생에 주였던 시기에는 태권도 정신이 “극기, 백절불굴” 등의 용어가 적합할 수도 있었을 것이지만 현대에 와서 유소년들에게 극기, 백절불굴 등을 요구하는 것은 시기에 맞지 않는 너무 과한 자기희생적인 정신처럼 보인다. 필자뿐 아니라 일부 학자들도 “과연 현대를 사는 우리 아이들에게 ‘극기’, ‘백절불굴’의 정신이 필요한가?” 또한 “현재의 태권도 수련 과정에 ‘극기’, ‘백절불굴’의 정신을 키울 만한 내용이 있는가?” 등을 반문하며 태권도 정신에 문제점이 있다고 하였다.

 

● 태권도 정신 용어 직역의 오류!
위보다 더 큰 문제는 태권도 정신의 용어를 현재 유소년을 가르치는 지도자 모두가 정확히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원고의 제한으로 인해 모두 논하기는 어렵고, 한 가지 예를 든다면 ‘극기’는 자기의 욕심·충동·감정 등을 이성적인 의지(意志)의 힘으로 눌러 이기는 것으로 인내에 비해 적극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 국기원과 최 총제는 극기를 영문으로 ‘self-control’이라 직역하였고, 어떤 학자는 학술지에 ‘자기 수양’을 영문으로 ‘self-control’이라 하는 사람도 있다. 이를 후학들도 따라 그대로 인용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self-control’은 극기가 아니라 ‘자기 통제’의 의미를 지닌 단어이고, 자기 수양은 자기 훈련의 의미로 ‘self-discipline’으로 사용되고 있어 유의해 사용해야 할 것이다. 또한, 자기 통제(self-control)와 유사한 용어로 ‘self-regulation’도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 극기는 ‘self-denial’로 통용되며 한영사전에도 표기돼 있다. 따라서 영문 표기도 수정해야 할 것이다

 

지도자는 영어의 단어 구분 보다 용어의 의미를 정확히 알고 가르쳐야 한다. 우선 자기 통제(self-control)는 원시적인 강한 감정, 충동 또는 행동을 제어하는 능력을 의미하고, 자기 조절(self-regulation)은 자기 통제를 가능하게 하거나 많은 경우 불필요하게 만들 수 있어 스트레스 부하 및 회복을 관리하여 강한 충동의 빈도와 강도를 줄이는 것이다. 즉, 자지 조절은 왜 자기 통제를 해야 하는지를 생각하여 행동을 제어하는 상위인지(metacognition)로써 자신의 인지 과정에 대해 한 차원 높은 시각에서 관찰·발견·통제·판단하는 정신 작용이라 할 수 있다. 일반인들은 둘 다 혼영 되어 사용되기도 하나 전문적인 미국의 언어학자들과 심리학자들은 이처럼 구분하여 사용한다.
심리학자 스튜어트 생커(Stuart Shanker)는 그의 저서 자기 조절(Self-Reg)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 "자기 조절은 원인을 파악하고 충동의 강도를 줄이는 것과 필요할 때 저항할 에너지를 갖는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는 스트레스 관리, 만족 지연, 동기 부여, 개인 및 학업 목표설정 및 작업이 포함된다.

 

운동-신경심리학적(Exercise Neuropsychology)으로 설명하면 고도로 흥분한 아이의 뇌 속을 들여다보면 변연계(limbic system: 인체의 기본적인 감정·욕구 등을 관장하는 신경계)가 밝은 빨간색 음영으로 빛나는 것을 볼 수 있지만, 전두엽 피질전두엽 피질(prefrontal cortex, PFC)에는 파란색이 약간만 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이 강한 감정과 충동의 근원인 변연계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지만, 합리적이고 반사적인 자아의 본거지인 전두엽 피질(PFC)이 편안히 바라보고만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그 아이를 진정시키면 패턴이 반전될 것이다. 파란색 전두엽 피질(PFC)이 활발히 활동할 것이고, 변연계에 빨간색이 드물게 움직일 것이다. 즉, "변연계 경보"가 꺼지면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에 대한 극적인 통찰력을 제공하여 "생존 방식“이라고 부르는 것에서 "학습 방식"으로 빠르게 전환된다. 이처럼 고전적인 자기 통제 인식 체계(paradigm)의 관점에서 볼 때 "생존 두뇌"에서 "학습 두뇌"로의 전환을 보고 싶을 수도 있다. 태권도 수련의 목적 중 하나가 이러한 학습의 효과를 얻고자 함이다.

 

태권도를 수련하는 목적은 단순히 기술 연마뿐만이 아니라 수련 과정을 통해 체력을 향상시키고 바람직한 품성을 갖도록 이끄는 것이다. 특히 태권도는 무도 정신과 스포츠 정신이 함께 어우러진 무도 스포츠로서 강한 체력과 판단력, 자신감을 길러준다. 그런 의미에서 태권도 정신은 수련을 통해 위급한 상황에서 방어나 공격으로 자신을 극복(to overcome oneself)하기 위한 체력향상과 정신력 강화의 근간이 된다.

 

결언적으로 태권도 공식 차원의 구체화한 「태권도 정신」이 정립이 시급하다.

 

어떠한 무술의 형태는 사상적 근원과 문화적 배경을 갖추고 있다. 태권도 정신은 태권도의 외현적 발전과 더불어 그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수련의 목적을 설정해 주며, 확고한 가치의 설정을 위해서 필요하다. 설정된 태권도 정신은 태권도가 가고자 하는 목표이며, 그것이 곧 태권도 가치로 대변할 수 있다. 이러한 태권도 정신을 근간으로 내적 가치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자기 정화의 능력을 배양함으로써 태권도의 참된 가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며 바람직한 무도 풍토(무도 기본 바탕이 되는 제도나 조건)가 조성될 것이다.

 

세계화된 태권도의 위상은 태권도 시범과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써 그 기능을 높일 수 있지만, 이처럼 태권도 정신을 확고히 정립하여 알리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국기원과 태권도 관련 단체관계자들은 학자들과 토의하여 하루속히 용어가 유사하고 두리뭉실한 시대에 뒤처진 태권도 정신을 일관성 있게 체계 잡고, 오류를 바로잡으며 제 정립하여 보급해주길 희망한다.  

 

※참고 문헌:
*국기원, www.kukkiwon.or.kr
*최홍희, 태권도 지침, 정연사, 1966, 최홍희, 태권도백과, 조선문판, 1990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64339
*https://blog.naver.com/PostView.nhnblogId=cjdgkdus&logNo=221325306360
*서정윤의 태권영어 (16) 태권도 정신

1.  http://www.tkd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817
*엣센스 한영사전, 민중서림, 1998
*https://www.npr.org/sections/13.7/2016/07/07/484910409/why-its-self-reg-not-self-control-that-matters-most-for-kids

 

하태은 운동신경심리학자masterhs7@gmail.com www.masterhatkd.com 

 

■하태은 운동신경심리학자

masterhs7@gmail.com www.masterhatkd.com

 

[하태은 칼럼니스트 주요 이력]

·미국 「운동 신경심리학 연구원」 원장

·미국 대학 태권도 대표팀 수석 코치

·미국 일리노이주 락포드 할림교육청(Harlem Consolidated School District #122) 특수 태권도 지도 교사

·육군 3사관학교 태권도 전임교수

·국군체육부대 교육훈련장교

·세계태권도학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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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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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태권도신문 남궁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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