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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태권도신문) 지구 반대편 카리브해 섬나라 쿠바. 이곳에는 98년 전, 쿠바로 이주한 한인 후손들이 살고 있다. 한국의 대표민요인 ‘아리랑’과 유행가 ‘만남’을 부르고, 한국어를 배우며 그들이 한인 사회를 지켜올 수 있었던 데는 쿠바의 숨은 영웅 ‘헤로니모 임(임은조)’의 노력이 있었다. 뉴욕에서 변호사로 일하며 평소 코리안 디아스포라의 숙명과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던 재미교포 조셉 전 감독. 그는 2015년 겨울, 쿠바 여행 중 우연히 여행 안내자로 헤로니모의 딸 페트리시아를 만나면서 처음 헤로니모를 알게 됐다. 약 3년간 4개국 17개의 도시를 돌며 쿠바 한인, 선교사, 역사학자 등 70여 명을 만나 헤로니모의 이야기를 기록했다. KBS스페셜은 광복절을 맞아, 쿠바 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헤로니모 임이 걸어온 길을 동행한다.

● 헤로니모의 정신적 지주, 부친 임천택

1905년, 일제의 압제에 한국을 떠나 멕시코 유카탄반도로 농업 이민 간 1,033명의 한인. 그 중 288명은 멕시코의 열악한 애니깽(용설란) 농장을 벗어나, 또 다른 기회를 얻고자 1921년, 한인 최초로 쿠바로 이주해 왔다. 그리고 이곳에 헤로니모의 아버지, 故 임천택이 있었다. 대한인국민회의 쿠바지회 회장이자, 독립자금을 모아 임시정부에 전달하며 한인을 위해 살아온 故 임천택. 그의 독립자금 송금기록은 백범일지에도 기록돼 있다.

먼 나라 쿠바에서 대한인의 정신을 지키고자 국어학교와 청년학원을 열어 한국어를 가르치던 그의 모습은 훗날 헤로니모가 지향하던 길과 많이 닮아있다. 쿠바 혁명의 주역이자 피델 카스트로와 체 게바라와 함께 뜻을 나눴던 헤로니모. 1963년, 쿠바 식량산업부 차관까지 오른 그가 부친 임천택과 같은 길을 가게 된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또, 어떤 이유에서였을까?


● 헤로니모의 세 가지 꿈

1995년, 헤로니모는 쿠바 한인 대표로 ‘정부 광복 50주년 세계 한민족축전’에 초청됐다. 그의 부친 임천택이 그토록 갈망하던 한국 땅을 밟으며, 그에게는 쿠바 한인들을 위한 세 가지 꿈이 생겼다. 첫째, 쿠바에 처음 정착한 최초 한인들의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해 여동생 마리타를 도와 ‘쿠바의 한인들’이라는 역사책을 발간하는 것. 둘째, 고향 한국의 소식을 듣고, 쿠바 내에 한국의 문화와 역사, 언어를 배울 수 있는 학교를 운영하는 것. 그리고 마지막. 쿠바 내 한인의 존재를 입증하기 위해 ‘쿠바 내 한인회 설립’하는 것.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은 일이었다. 헤로니모는 과연 이 세 가지 꿈을 모두 이룰 수 있을까? 헤로니모의 발자취를 따라가 봤다.



● 서쪽을 바라보는 사람들

쿠바 이주 80주년이던 2001년. 헤로니모는 ‘FRENTE HACIA EL OESTE, 전면을 고향이 있는 서쪽을 향하도록 하라’는 뜻에서 서쪽을 향해 ‘한인 이주기념비’를 세웠다. 쿠바 내 한인들은 故 임천택과 헤로니모의 뜻을 이어받아, 그들의 정체성을 지키고자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 오리엔테주 종합대 경제학과 교수 시절 경희대 국제교육원에서 한국어를 공부한 헤로니모의 장남 넬슨과, 한국대사관이 없는 쿠바에서 재외동포를 대변하고 한국문화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고 있는 넬슨 주니어 역시 그렇다.

헤로니모의 손자 넬슨 주니어가 사촌들과 함께 증조부인 故임천택이 안장된 대전 현충원을 찾았다. 故 임천택 선생의 묘 앞에 선 이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들이 꿈꾸는 미래의 쿠바 한인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KBS스페셜에서는 8월 15일 밤 10시, 광복절을 맞아 쿠바에서 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온, 쿠바한인들의 정신적 지주 헤로니모를 찾는 길에 동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