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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태권도 유네스코 등재, 늦장 대응의 대가는 너무 크다

 

[기고] 태권도 유네스코 등재, 늦장 대응의 대가는 너무 크다

 

북한은 이미 태권도를 자국의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한 뒤 2024년 3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 목록에 등재 신청을 마쳤다. 그 결과 올해 12월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위원회의 정식 심사를 앞두고 있다.

 

반면 태권도의 종주국인 대한민국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지금까지 태권도를 국가무형유산으로조차 지정하지 못한 채 시간을 허비해 왔다. 그런데 이제 와서 국가유산청은 '남북 공동 등재'를 추진하겠다며 뒤늦은 유네스코 신청 계획을 발표했다.

 

더나아가, 북한이 먼저 등재될 경우 한국은 '확장 등재' 또는 '후순위 대표목록 등재'방식이 될 수 있다는 입장까지 밝혔다. 이는 단순한 행정 설명이 아니라, 사실상 주도권 상실을 자인한 발언이다.

 

확장 등재란 무엇인가!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등재에서 말하는 '확장 등재(Extension)'란, 이미 등재된 유산을 기준으로 그 범위나 참여 국가를 사후적으로 추가하는 절차를 의미한다. 다시 말해, 최초 등재국이 해당 유산의 서사(생각이나 주장을 '이야기'로 풀어내는 것)와 구조, 역사적 맥략의 기준점을 선점하고, 후발 국가는 그 틀안으로 '편입'되는 방식이다.

 

이는 2003년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보호협약과 그 운영지침에 근거한 제도다. 확장 등재는 형식상 공동 등재일 수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최초 등재국이 문화적 서술권(사실을 설명하고 해석하는 주도권)과 상징적 주도권을 갖는다.

 

종주국이 후발 확장국이 되는 상황은, 국제문화외교의 관점에서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

 

태권도에서 확장 등재가 의미하는 것

 

태권도는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역사. 정신. 철학이 축적된 문화유산이다.

 

그런데 이 태권도가 북한 주도로 먼저 대표목록에 등재되고, 남한이 확장 방식으로 뒤따른다면 국제사회에서 태권도의 기원 서사와 상징 구조는 북한 중심으로 재구성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법적으로 공동등재이니 문제없다"는 식으로 넘길 사안이 아니다. 무형유산 등재는 법적 소유권의 문제가 아니라, 문화적 정당성과 서사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종주국이 스스로 기회를 놓치고 후순위로 들어가는 것은, 문화 주권을 스스로 축소시키는 행위와 다름없다.

 

허민 국가유산청의 늦장 대응, 직무 방기 아닌가.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불가항력적 결과가 아니라, 충분히 예견 가능했고 예방할 수 있었던 인재(人災)라는 점이다. 북한의 유네스코 등재 움직임은 이미 수년 전부터 알려져 있었고, 최소한 2024년 3월 신청 시점에는 즉각적인 대응이 이루어졌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유산청은 태권도의 국가무형유산 지정조차 미루며 사실상 손을 놓고있었다. 그 결과가 바로 '확장 등재 가능성'이라는 초라한 선택지다. 이는 정책 실패를 넘어, 중대한 직무 태만이며 행정 책임의 문제다.

 

국가유산청의 감독기관인 최휘영 문체부 장관과 허민 청장은 정치적. 도의적 책임은 불가피하다. 거취의 용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특히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문화유산보호와 문화 주권 수호에 대한 최고 책임자다. 태권도라는 핵심 문화유산이 국제무대에서 주도권을 상실할 위기에 놓였음에도, 사전 조치 없이 상황을 방치했다면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변명이나 사후 수습이 아니라, 분명한 책임 인식이다. 태권도가 북한 주도의 대표목록(인류를 대표하는 문화유산 공식 명단)에 먼저등재되고, 대한민국이 확장 방식으로 편입되는 상황이 현실화된다면, 이재명 대통령은 그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

 

태권도는 분단을 넘어 평화를 잇는 문화유산이지만, 그 출발점은 분명하다. 종주국이 스스로 주도권을 포기하는 일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지금이라도 허민 청장은 늦장 대응의 책임을 직시하고, 그에 합당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2026년 1월 22일

 

바른태권도시민연합회
국제스포츠인권위원회 김덕근.

 

 

 

 

(본 기고문은 한국태권도신문 편집 의도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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