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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품새대회 경기장 문화에 대한 변화를 모색해 보자!

 

품새대회 경기장 문화에 대한 변화를 모색해 보자!

 

기고 : 임영진(신한대학교 대학원 부원장)

 

과거에는 겨루기 일변도의 태권도 대회가 개최되면서 태권도는 겨루기 밖에 없는가? 라는 따가운 여론이 있었지만 현재 우리 태권도는 겨루기, 격파, 품새 등으로 다양화 세분화되어 지면서 자신의 주 종목을 집중 연마하여 각종 전국대회나 국제대회에 출전하면서 국가대표의 꿈을 이루기도 한다. 하지만 그에 따르는 여러 가지 부작용도 많이 일어나고 있는데 안전사고에 대비한 지속적인 장비 개발이나 공인 용품의 과학화와 철저한 규격화 등의 문제는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는것도 사실이다.

 

필자는 우연히 관심을 가지고 지켜본 품새 대회에서 몇 가지 개선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으며 본 지면을 통해 제안해 보고자 한다. 물론 필자 개인의 의견임을 밝히며 본 재안 내용이 공론화되어 품새 경기장 문화가 발전적인 변화를 이뤘으면 하는 바램으로 제시해보고자 한다.

 

현재 품새 대회에 출전을 하게 되면 코트 배정을 받고 방송 멘트로 출전, 차렷, 경례, 준비, 시작으로 경기의 시작을 알리고 하나의 시연이 끝나면 다시 방송 멘트로 바로, 쉬어, 퇴장을 명 한다. 퇴장을 “명”받은 선수는 세컨석으로 들어가 잠시 지도자의 지시를 받거나 음료를 마시고 두 번째 시연을 위해 똑같은 방송 멘트에 따라 동작을 수행하게 된다. 

 

필자가 느끼기에 가장 귀에 거슬리는 멘트는“퇴장”이라는 멘트이다. 하나의 시연이 끝나면 두 번째 시연을 하기 전에“퇴장”이라는 멘트가 나온다. 퇴장이란?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어떤 장소에서 물러남(정숙을 지키지 않으면 퇴장 명령을 내립니다)의 뜻과, 회의장에서 회의를 마치기 전에 자리를 뜸 등의 사전적 의미가 있으며, 또 다른 의미를 보면 퇴장은 경기자가 부상을 당하거나 중대한 반칙을 했을 때 주심의 명령에 의해 경기장을 떠나거나 반칙을 한 감독, 코치, 선수를 경기에서 퇴출시키는 페널티의 뜻이 있다.

 

이렇듯 퇴장이라는 단어는 극단적인 뜻이 내포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이 땀 흘리며 열심히 하는 경기장에서 굳이 선수에게 퇴장이라는 명령어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퇴장 이라는 단어 대신 선수가 하나의 품새 시연을 마치고나면“쉬어”라고 하고 선수는 자연스럽게 인사를 한 후 세컨석으로 들어가면된다. 그렇다면 들었을 때 기분 나쁜 퇴장을 당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로 태권도는“예”로 시작해서“예”로 끝나기 때문에 품새를 시작하기 전에 인사를 하고 시작하며 시연이 종료된 후에도 인사를 한다. 특히, 품새 선수들은 인사를 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하고 과도하게 허리를 숙여 90도가 넘는(허리 밑에까지 숙이는) 인사를 한다. 겨루기 선수들은 경기가 끝나면 지친 선수들을 불필요하게 세워두고 상대선수와 마주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주심의 승, 패 선언 후 경기를 마친다. 하지만 품새 선수들은 시작과 종료 후 너무 과도하게 허리를 숙여(규정에도 없음) 과연 이 인사법인 맞는 것인지? 공론화 시킬 필요가 있다고 본다. 

 

경기를 시작하기 전에 청, 홍 지도자들은 선수들이 경기장에 입장하는 순간 자연스럽게 서로 마주보고 인사를 한 후 세컨석에 앉는 아주 훌륭한 문화가 경기장에 형성되어 있어 좋은사례의 태권도 경기장 문화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품새 선수들의 과도한 허리숙임 인사방식은 관중석에서 보기에도 매우 불편한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기 때문에 개선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기합 소리이다. 태권도에서 기합은 상대를 제압하거나 자신에게 자신감을 넣기 위한 수단으로 단전에서부터 나오는 자연스러운 목소리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경기장에서 선수들의 과도한 기합! 소리로 인해 마치 악을 쓰고 괴성을 지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춰지면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기합을 크고 길게 마치 괴성 같은 소리를 낸다고 해서 심판원들이 점수를 많이 주는 규정이 있는 것도 아니고 승, 패를 결정지을 요소도 아니기 때문에 괴성보다는 단전에서부터 나오는 자연스러운 기합소리 였으면 하는 것이다.

 

이처럼 품새 경기장 문화는 점차 발전해 오면서 매우 바람직한 문화들이 하나씩 생겨나는 반면“퇴장”이라고 하는 방송 멘트로 인해 듣는 사람으로부터 매우 불쾌한 명령어로 인식되거나, 시연 전, 후에 예의를 갖추는 인사법에서 과도하게 90도 이상의 허리숙임으로 인해 “예”를 갖추는 행동에서 벋어나 마치 심판에게 잘 보이려고 하는 과도한 행동으로 오해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선수들의 기합소리가 자연스러움에서 벋어난 기합 소리가 되지 않도록 자제할 수 있는 경기장 문화의 변화를 기대해 본다.

 

물론 품새 대회를 처음 도입할 시기에는 발차기도 문제가 있었다. 너무 높게만 차려고 하다 보니 과도한 동작이 발생되어 자연스럽지 못한 동작이 나오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발차기 동작 같은 경우에는 높이차기를 점수에 반영하지 않으면 선수들의 실력을 판가름할 변별력이 부족하다는 점 때문에 높이 차려고 시도하고는 있는 것이다. 하지만 위에서 지적한 문제는 누가 보더라도 조금 과 하다는 것이 문제라고 본다. 자연스럽고 유연한 표현이나 움직임으로 변화했으면 한다.

 

필자는 오랜기간 동안 겨루기 지도자 생활을 했기 때문에 품새 경기장 문화는 잘모르지만 품새 경기를 지켜보면서 위 문제는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의견을 제시해 본다. 물론 필자의 의견이 정답은 아니고 앞으로 다양한 의견들이 나올 수도 있고 모두 생각이 다를 수도 있다. 어떤 경기장이든 장려해야 할 부분이 있는 반면에 반대로 개선해야 할 점도 분명 있기 때문에 꼭 경기 규정을 바꾸지 않아도 지도자나 선수 스스로 경기장 문화를 이끌어 갈 수 있는 문화가 생기면서 태권도가 거듭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 임영진(태권도 8단) 박사 약력

- 신한대학교 대학원 부원장

- 한국초등학교태권도연맹 이사

- 국기원 WTA 이론교수

- 대한장애인체육회 전 종목 지도자위원회 위원장 

- 방송해설

- 체육포장 수상(2016년)

 

 

(이 기고문은 본지의 편집 의도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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