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태권도신문] 태권도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는 오랫동안 태권도계의 숙원 과제였다. 그러나 방대한 학술적 검증, 복잡한 행정 절차, 장기적인 재정 부담이라는 현실의 벽 앞에서 그 과제는 늘 구호에 머물렀다. 이러한 쉽지 않은 길의 출발점에 선 인물이 있다. KOREA 태권도유네스코추진단 최재춘 단장이다.
KOREA 태권도유네스코추진단은 2025년 12월, 국가유산청을 통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 등재 공모 신청서 제출을 공식 완료했다. 이는 태권도를 단순한 경기 종목이 아닌 인류가 함께 보존해야 할 문화유산으로 국가 차원에서 공식 검토 단계에 올려놓은 중대한 진전이다. 이 성과의 중심에는 지난 6년간 흔들림 없이 추진단을 이끌어 온 최재춘 단장의 집념과 책임이 있다.
최 단장은 2019년, “누군가는 시작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으로 KOREA 태권도유네스코추진단을 출범시켰다. 당시 태권도의 유네스코 등재는 필요성만 거론될 뿐, 실질적 추진 주체와 체계는 부재한 상황이었다. 그는 명분보다 실행을 택했고, 단기간의 성과가 아닌 장기적 완성을 목표로 길을 열었다.
추진단은 지난 6년간 태권도의 역사와 철학, 전승 체계를 유네스코 기준에 맞게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데 집중해 왔다. 학술회의 개최, 전문가 자문, 관계기관 협의, 방대한 자료 조사와 정리 등 눈에 드러나지 않는 준비 과정이 이어졌고 국내 태권도 원로와 학계, 문화유산 전문가들과의 협력을 통해 태권도의 정체성과 문화적 가치를 입체적으로 정립해 왔다. 이는 단순한 행정 절차를 넘어 태권도의 문화유산적 의미를 재정의하는 작업이었다.
특히 주목되는 대목은 추진 과정 전반에서 드러난 최재춘 단장의 개인적 헌신이다. 그는 태권도 유네스코 등재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상당 부분의 비용을 사비로 감내하며 지난 6년간 사업의 연속성을 지켜왔다. 태권도 관계기관에 지속적으로 지원을 요청했음에도 실질적 재정 뒷받침이 거의 없었던 현실 속에서 한 번 시작한 약속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책임으로 그 무게를 감당해 왔다.
그러나 이 여정은 결코 개인의 헌신만으로 이뤄진 결과가 아니다. 정순천 수석부단장과 김창석 사무국장을 비롯한 사무국 일원들 그리고 이름 없이 묵묵히 역할을 수행해 온 추진단 구성원들 역시 어떠한 재정적 보상이나 명예를 기대하지 않은 채 오직 ‘태권도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라는 공동의 목표 하나로 최재춘 단장과 뜻을 함께해 왔다. 이들의 헌신은 태권도의 문화적 가치가 제도권 문턱에 도달하는 데 있어 보이지 않는 토대가 되었고 이번 국가유산청 공모 신청서 제출이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최재춘 단장의 시선은 국내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는 태권도를 남과 북이 함께 공유하는 한반도의 공동 문화유산으로 인식하고 장기적으로는 남북 공동 유네스코 등재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정치적 환경에 좌우되지 않도록 학술적, 문화적 공감대 축적을 우선하며 태권도가 평화와 화합의 상징이자 남북 관계의 새로운 연결 고리가 될 수 있다는 비전을 일관되게 제시해 왔다.
이번 공모 신청서 제출은 최 단장 개인의 성취가 아니라 추진단 1,400여 명의 단원들과 수많은 태권도인들의 뜻과 염원이 모인 결과라는 점을 그는 분명히 했다. 최재춘 단장은 “이번 성과는 개인의 공이 아니라 함께 버텨온 추진단과 태권도인 모두의 결과”라며 단원들에게 자부심과 감사의 뜻을 전하는 동시에 “남북 태권도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완성까지 끝까지 책임을 다하자”고 강조했다.
전 세계 215여 개국에서 수련되는 태권도는 이미 글로벌 스포츠를 넘어선 문화적 자산이다. 그러나 문화유산으로서의 위상은 누군가의 실천과 책임이 없었다면 여전히 선언에 머물렀을 것이다. 6년 전 최재춘 단장이 시작한 이 여정은 이제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 인류가 함께 지켜야 할 가치로 태권도를 확장하는 역사적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말보다 실천으로, 명분보다 책임으로 길을 열어온 한 인물과 그와 뜻을 함께한 사람들의 6년. 그 기록은 태권도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향한 여정에서 결코 지워질 수 없는 좌표로 남을 것이다.




























